일이 끝나고도 남는 마음
퇴근 이후에도 마음에 남는 일들을 다루는 법.
일은 끝났는데 마음은 끝나지 않는 날이 있다. 컴퓨터는 꺼졌고, 메신저 알림도 멈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이미 익숙한데 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계속 켜져 있다.
그날의 말투, 늦게 발견한 실수, 조금 더 잘 설명할 수 있었던 순간이 자꾸 떠오른다. 처음에는 이런 마음을 미숙함이라고 생각했다. 일과 삶을 분리하지 못하는 약점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남는 마음은 내가 그 일을 대충 지나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것을 끝까지 붙잡고 있으면 지친다. 하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는 일만 반복하는 것도 이상하게 공허하다.
그래서 요즘은 마음이 남는 날이면 짧게 적어둔다. 무엇이 불편했는지, 무엇을 더 잘하고 싶었는지, 다음에는 어떤 말로 시작하면 좋을지. 글로 꺼내면 감정은 조금 작아지고, 배울 수 있는 조각만 남는다.
일이 끝나고도 남는 마음을 없애려 하기보다, 잘 접어두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내일의 나를 덜 무겁게 하기 위해서.